이슬람 문화권에서는 개와 고양이에 대한 시선이 매우 다르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같은 반려동물임에도 고양이는 신성시되는 반면, 개는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이 글에서는 이슬람 교리 속에서 개와 고양이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문화적·종교적 배경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슬람 율법 속 개와 고양이의 위치
이슬람 율법(샤리아)에서는 모든 동물에게 자비를 베풀 것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개와 고양이에 대한 접근 방식은 다릅니다. 특히 고양이는 청결하고 복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여겨지며, 선지자 무함마드가 고양이를 무척 아꼈다는 하디스(말씀)에 기반해 신성한 존재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한 유명한 하디스에 따르면, 선지자 무함마드는 기도 시간에 자신의 겉옷 자락에서 자고 있는 고양이를 깨우지 않기 위해 옷을 잘라낸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처럼 고양이는 선하고 깨끗하며 신앙심 깊은 사람들의 친구로 여겨집니다.
반면 개는 이슬람 율법상 ‘나지스(불결한 것)’로 분류되기도 하며, 특히 침이나 털이 의복이나 기도 장소에 닿을 경우 세정이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다만 모든 개가 부정한 것은 아니며, 사냥개, 목양견, 경비견 등은 예외적으로 용인됩니다. 이는 꾸란과 하디스에 등장하는 구체적 근거에 기반합니다.
즉, 이슬람 율법에서는 개를 '완전히 금지된 동물'로 보지는 않지만, 접촉이나 반려의 형태에 따라 엄격한 위생 규정을 따르게 됩니다.
문화 속 고양이의 사랑과 개에 대한 경계
이슬람권의 대표적 고양이 사랑 국가는 터키입니다.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면서도 비교적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를 가진 터키에서는 고양이를 신의 축복을 받은 존재로 존중합니다. 실제로 이스탄불 거리에는 수천 마리의 고양이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시민들과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고양이가 청결하고 해를 끼치지 않는 존재로 여겨지는 데 기반합니다. 게다가 이슬람에서는 고양이의 몸, 입, 발, 심지어 마신 물도 부정하지 않다고 보는 관점이 많아, 실내에 들이거나 음식을 함께 나누는 것도 허용됩니다.
반면 개는 방어적이고 위협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기도와 청결을 중시하는 이슬람 문화에서 그들의 침이나 체취가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많은 무슬림들은 개를 만진 후 우두(세정 의식)를 다시 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반려동물로 기르기보다는 실용적인 목적(경비, 사냥 등)으로만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은 사회적 통념에도 반영되어, 공공장소에서 개를 데리고 다니는 것이 금기시되는 지역도 있으며, 반려견에 대한 시선이 차가운 경우도 있습니다. 단, 최근에는 도시화와 글로벌 문화의 유입으로 인해 반려견에 대한 인식도 서서히 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대 이슬람 사회의 변화와 반려문화
전통적인 율법과 문화가 뿌리 깊은 이슬람 사회에서도 최근에는 반려동물 문화가 점차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동 지역의 대도시나 이슬람권 외에 거주하는 무슬림들 사이에서는 개와 고양이를 모두 가족처럼 대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반려견을 키우는 무슬림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반려동물 카페, 미용실, 병원 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종교적 규범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존재하지만, 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종교적 예외조항을 따르며 반려견을 기르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슬람권에서도 유기견 보호소, 동물 구조단체가 활발히 활동 중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현대적 해석을 통해 개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 시각을 재조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비와 사랑이라는 이슬람 본래의 가르침을 실현하려는 흐름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특히 고양이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변함없으며, 이는 SNS나 유튜브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터키, 이란,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고양이를 주제로 한 콘텐츠가 큰 인기를 얻고, 모스크 내 고양이와 함께하는 일상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죠.
이슬람 문화에서 고양이는 축복받은 동물로, 개는 위생과 종교적 규범상 조심스러운 존재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는 혐오가 아닌 용도와 맥락에 따른 구분이며, 시대가 변하면서 점차 다양한 해석과 수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종교적 배경과 문화적 맥락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다양한 시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함께 알아가는 것이 진정한 공존의 시작입니다.